"오백 년 도읍지를 필마(匹馬)로 돌아보니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네." 누구라도 길재선생과 같은 감상에 젖어 이렇게 탄식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찾은 아이스 케이브 주차장은 "산천은 의구한데 사람은 많고 기억만 간데없네"였다.10여 년 전에 에드먼턴으로 이사 와서 어디로 산행을 해야 할지 모를 때 캘거리 하이킹 클럽이 이곳을 산행한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나섰던 곳이다. 하필이면 그날 눈이 많이 내려서 내가 동굴에 도착했을 때는 캘거리 산악회 팀은 하산 중이었다. 그때 위니펙에서 알고 지내던 신부섭 씨를 우연히 다시 만난 곳이라 그나마 그 산행은 기억에 남아있었다. 그러고 한 번쯤 더 왔던 것 같은데 누구랑 왔었는지 산행날 내내 기억이 안 났는데 오늘 새벽 출근하는 길에 갑자기 현재 에드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