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산행다운 산행을 해보겠다는 기대를 안고 집을 나섰다.2년 전쯤 거스티픽(Gusty Peak) 정상 등정에 실패한 뒤, 이제 3,000m급 산은 무리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 후로는 산행이라고 해봐야 동네 할머니들과 온천에 가거나 가볍게 산책을 하는 정도가 고작이었다.내가 주로 할머니들과 어울려 놀러 다니는 이유는 특별히 여성을 우대해서가 아니다. 우리 나이쯤 되면 마나님을 집에 혼자 두고 자기만 나돌아다닐 수 있는 간 큰 남자는 거의 없고 반면에 서방은 집 안에 얌전히 두고 혼자 놀러 다닐 수 있는, 간이 지극히 정상적인 할머니들은 제법 많기 때문이다.그런데 이상한 건, 그 부부들이 차라리 안 가면 안 갔지 죽어도 함께 가는 법은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내가 할머니들과 어울리는 건 어디까지나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