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방랑자.. 그 부러움.

진승할배 2011. 8. 5. 14:50

역시 흐르는 세월은 어쩔 수 없는가 봅니다.

벌써 봄이 오려는가

해도 많이 길어졌고 날도 많이 풀렸습니다.

 

길가에 쌓였던 눈이 녹아서 진창이 된 길처럼

마음속이 엉망인 어느날

수염이 장발인 히피스타일의 젊은 청년을 태웠습니다.

못하는 영어는 아니지만 발음이 낯이 섭니다.

나처럼 이방인일거라는 생각에 말을 걸어보니

아이슬란드라는 나라에서 왔다고 하더군요.

 

내 평생 처음으로 아이슬란드인을 만나는 순간이지 싶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보니 참 재미있는 나라입니다.

5월부터 9월까지는 깜깜한 밤이 없는 나라

겨울에는 고작 4시간만 해가 있는 나라

북극에 가까이 있지만 겨울에도 춥지않은 나라

인구가 여기 위니펙 시 인구의 절반도 안되는

30만명이라는 나라.

 

어떻게 여기 위니펙까지 오게 됐느냐는 질문에

그냥 세상구경을 하기위해

여름에 해가 지는 나라를 찾아 무작정 집을 나섰고

계획한것도 아닌데 어쩌다 보니 위니펙으로 오게됐다고 합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이고 위니펙에 온지는 7개월 됐다고합니다.

위니펙은 어떻냐고 묻자

여름에는 무지 덥고 겨울에는 무지 추운 극과 극이 공존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ㅎ..

이 지구상에 사람이 사는 곳중에서

영상 35도 이상과 영하 35도 이하가 공존하는 유일한 곳일거라고 말해줍니다.

 

전공은 컴퓨터지만 닥치는대로 일을 해서 여행경비를 충당하고

어느곳을 가든 딱 1년씩만 머무를 예정이랍니다.

어딘지는 모르지만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를 만날때까지

세상구경을 할 계획이랍니다.

 

그 용기가 기특하고 젊음이 한없이 부럽습니다.

문득 여행하고픈 잠자던 욕망이 꿈틀합니다.

꼭 사랑하는 여자를 만날거라는 그런 기대 때문은 아닙니다.

 

2010.02.19. 07:38

정수.

 

 

 
백곰(기환) 10.02.19. 07:48
오늘 아침
우리 북미특파원 글에서는
진한 외로움이 많이 뭍어 나오네...
아이슬란드 젊은이에 모습에 왜 자꾸 중년에 동양인 투영되고..
그 젊은놈이야
어디로가든...너무 외로워 마시게...
그 외로움 떨치기 너무 힘들믄 휙 한바퀴 돌고오라요.
 
 
보라(혜영) 10.02.19. 09:57
여행자...방랑자..
텁수룩한 수염에 쾡한눈..질끈 동여맬 머리칼이 있으면 더좋구~ ㅎㅎ
마이카 하나로 나 가고자하는곳 어디든지 가고싶은...
갈수있는 피러님의 자유가 부럽소이다..ㅎ
고운인연 반드시 만나 꿈틀거리는 욕망 불사르시기를...^^*
 
 
싱그리(근제) 10.02.19. 10:27
외국생활!
좋을 것 같은 생각도 드네만,
한편으로 보면 힘들 것 같은 생각도 드네...
외로울 땐 이곳에 들러 자주 만나세...
서로에게 힘이 될 것이야
신나는 하루되시게나...
 
 
미사(승희) 10.02.19. 10:37
피러친구 고국은 언제 오시려나...기다려지누마
 
 
수선화(영란) 10.02.19. 14:50
그렇게 자유롭게 훌쩍 떠날수있는 여유로움이 나도 한없이 부럽다는 생각이 잠시 스치네.
 
 
♥이브(경희) 10.02.19. 15:10
세상사는 이야기~ 잘 보고 가여..♪
 
 
아름답고 맑은여 10.02.19. 16:13
루이 암스트롱의 목소리가...피러칭구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ㅎ
노래두 잘 듣고...글도 잘 읽었습니당...^^*...
 
 
은송(경숙) 10.02.19. 19:41
집시의 매력은 자유로움과 외로움일테지....고운글 잘 읽고갑니다
 
 
은미(은남) 10.02.19. 22:01
참 사랑찻어 삼만리구먼^^머든 종착역을 찻아 가다보면~~먼가 이루어 질거야
 
 
자유(유리) 10.02.20. 00:21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니~ 직업이 참 맘에 들긴하요만...근다고 자꾸 자유의 동경의 대상이면
정착? 하고는 점점 멀어지잖어! 익살! 의 힘... 화이팅~
 
 
물망초 10.02.20. 00:53
여행을 하다보면 공항에서 별의별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예상외로 아이슬란드친구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놀란적이 있었지~!! 하지만 가끔은 그런 방랑자의 모습을 하며 살아가는 것도~! 좋치않을까? 라는.....이참에 피러도 한번 방랑자되어 횅하니 떠나바바~!! 사랑하는 사람 찾아 꿈을 실고~~마랴!~ ㅎ
 
 
피러 10.02.21. 06:38
이글을 처음 쓸때의 의도는 세상에 참 별난 나라도 많다...
그런곳에 한번 가고 싶다... 그런 의도로 썼던 글인데...
요즘 내 머릿속에는 온통 그 생각뿐이 없는가 봅니다.
다시 읽어보니 결론이 그렇게 된거 같습니다. 에구.. 이 한심한 눔...
암튼 관심가져주고 격려해주시는 모든 친구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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