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에 외상값(?) 받으러 나갔다가
전에부터 눈여겨 보아온
동네에서는 제법 유명하다는 그리스 음식점에 들렀다.
자리를 안내받아 들어가는데
주방 카운터 너머에 음식을 내는 주방장과 눈이 딱 부딛혔다.
에잉?? 주방장이... 동양사람이네!!??
가만히 보니 중국사람임이 틀림없다.
내가 지금 중국집에 온겨 그리스집에 온겨?
찜찜한 기분을 억누르고 메뉴를 보고 음식을 시킨다.
뭐 아는게 있는가?
무슨 코스요리인데 얼결에 rice를 보고 그걸로 정한다.
샐러드는 그리크샐러드, 감자는 베이크로, 고기는 미디움 래어로...
참.. 맥주는 알렉산더 키이스 생맥주로...
맥주하고 나온 그리크샐러드는 그런데로 괜찮다.
올리브를 너무 숙성시킨걸 써서 구린내가 진하고 좀 짠것 빼고는
가루지는 그리스식 페타치즈 맛도 괜찮고
올리브오일 소스도 상큼한 식초맛과 어울려 나쁘지 않다.
거기까지만...
메인 접시를 내오는데 한손에 그 흔한 HR상표의 스테이크 소스를
들고와서 메인접시 옆에 턱하니 놓고간다.
전에 먹어봤던 요거트 같은 하얀 그리스식 소스가 아니다.
세상 요리라는게 재료는 다 똑같은거고
결국 소스(양념)맛이 나라별 맛을 달리하는 건데
메인접시를 아무리 들여다 봐도 미국접시와 다른게 전혀없다.
어쩐지... 주방장이 중국사람이더라니... 헐~!
처음 이나라에 왔을때 마켓에 널려있는 올리브들을 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중에 하나로 손꼽는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인상깊게 봤던
광산케이블카가 무너지고도 너무도 태평하게
파티용으로 준비한 양고기와 올리브와 포도주를 걸신들린 듯이
먹던 앤소니 퀸의 모습을 떠올린 것은 우연이었을까?
그 이후 피러는 올리브 메니아가 되었는데..
올리브를 적당히 숙성된 것으로 잘 고르면
마치 우리나라 메실 장아찌처럼 아작아작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오늘 그 맛을 볼려고 기대했다가 꿈이 깨지고 말았다.
갑자기...
머리위에 올려져 있는 찜빵모자를 슬그머니 끌어내려
얌전히 두손앞에하고 하던 앤소니 퀸의 대사가 생각이 난다.
"주인님... 일이란... 또 만들면 되는 것입죠..."
그래.. 오늘만 날이 아닌것을...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난 자유인이니까!
2010.02.04. 15:35
정수.


난 그음식이 솔직허게 말해서 어드렇게 생겼는지 도저히 감이 않온다우...
헌데 그건 그렇구 요즘 왜 이렇게 조용했소?...




앞으로 피러가 소원하는 일

재미나고 웃음을 줄 수 있는 글로 자주 봅시다.


그냥 넉두리에 지나지 않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참.. 한국은 눈속에서 공치는 맛도 아주 괜찮다우. 그 겨울을 세번 나야 진짜 싱글이 된다고 합니다. 10번 그늘집에서 먹는 정종맛도 아주 일품이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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