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냄새나는 이야기

진승할배 2011. 8. 5. 13:57

혹시 우리친구들 중에

지금 밥 자시면서 친구들의 아름다운 글이나

아름다운 음악을 소화제 삼을려고 여기 들어온 친구 있거덜랑

얼른 이 창 내리시우.

그런거랑은 아예 거리가 먼 얘기니까 괜히 똥고집 피다 내 원망은 하지 마시구랴...

 

우리 친구들 중에도 나와 같은 습관을 가진 친구가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변을 본 후에 내가 본 변을 바라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몇년두 전에 어느 의학박사님이 쓰신 글에

나이가 들수록 변을 본 후 그냥 내리지 말고

자세히 관찰하는 습관을 들이라는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변의 색은 어떤지.. 평소보다 가늘어 지진 않았는지...

묽은 변이 오래 지속되는건 아닌지... 피가 묻어나지는 않는지...

매일 매일 변을 관찰하므로써 몸의 이상유무를 미리 찾아낼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이후 그런 습관이 나도 모르게 들었는데

2년 전쯤에 변으로 부터 이상징후를 발견하고

그래 그런지 몸도 안좋은거 같아서

동네 의원을 거쳐 장장 6개월을 기다려서 전문의를 만나

대장경 검사를 하였습니다.

물론 그때 별 이상이 없어서 여지껏 죽지않고 살아는 있습니다만...

 

그런데 지난 여름쯤인가

무슨 암협회라는데로 부터 커다만 봉투속에 봉투, 또 그 봉투속에 봉투

또 그속에 봉투가 든 연애편지를 받았습니다.

사연인즉 내가 대장암 검사를 하고 1년이 지나서

재검사(Follow up)를 할려고 하니 같이 보낸 봉투에

3일 연속 채변을 해서 보내라는 내용입니다.

 

제가 사는 여기 매니토바주 참 좋지요?

대장암검사를 꽁짜로 해주는데다 나는 까마득히 잊고 있는데

지들이 알아서 재검사해주겠다고 편지까지 보내구요...

 

우리 어려서 채변하던 생각이 났습니다.

마당 한쪽 구석에 신문지 깔고 성냥개비로 긁어서

조그만 비닐봉지에 넣어 고무줄로 칭칭 동여 봉하고

학교에 가져다 내던 생각이요.

 

그런 상상을 하면서 공짜도 좋지만

그런짓을 어떻게 삼일씩이나 하나싶어서 그냥 처박어 두었는데

한달 후쯤 다시 편지가 왔어요.

우린 네똥을 애타게 기다리는데 왜 안보내느냐고...

 

까짓거 내똥이 그렇게 필요하다는데 못보내줄거두 없지.

이참에 검사한번 해보는 것두 나쁠거 같지는 않구.

뭔넘에 주의사항은 그리 많은지...

채변하는 동안 술을 절대로 먹지 말것.

붉은색소가 들어간 디저트류(과자나 아이스크림 등)는 먹지 말것.

적색의 쥬스를 삼갈것... 에효...

 

근데 참... 세상 좋아졌대요.

맘을 먹고 봉투를 여니 뭐 신문지니 성냥개비니가 하나도 필요없더라구요.

그냥 양변기 물 위에서 다 해결할 수 있도록 모든게 다 들어있더군요.

채변도 필요없구 리트머스 용지 같은데 살짝 묻히기만 하면되게 잘 되어있더군요.

 

하여간 그 많은 주의사항 잘 지켜 3일내리해서 보냈습니다.

그러구 몇일전 다시 편지를 받았습니다.

아무 이상없다구. ㅎ

아마도 하나님이 진리를 더 깨우쳐서 하늘나라에 오라고

기회를 주신 모양입니다.

 

근데요... 그넘들 참 용하지요?

채변시 주의사항 중에 똥과 오줌이 섞이지 않게

먼저 소변을 보구 물을 내린후에 순서대로 진행하라고 되있더라구요.

참나 그넘들... 내가 똥눌때 오줌도 같이 나오는지 어떻게 알았을까요??? ㅎㅎㅎ

 

2009.12.19. 23:19

정수.

 

 

 

 
보라 09.12.19. 23:42
하하하하~ 재미나고 다행스런 일이네요..대 소변 따로 따로 보려면 힘조절을 잘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ㅋㅋ
 
피러 09.12.20. 07:33
그거이... 여자는 가능한 모양입디다... ㅋ 전에 내가 우리 집사람한테 '당신 오줌눌때 똥 안나와?' 하고 물은적이 있는데... 그사람 왈... '그것도 조절 못하냐? 바부...' ㅠㅠ...
 
보라 09.12.20. 15:18
맞어~ 피러 바보...바부탱이~ ㅋㅋ
 
 
물망초 09.12.20. 05:45
ㅎㅎㅎㅎ 한참 웃었네???요,,,,,,,,,,, 아무 이상없다고 하였다니 다행이네요... 그 어려운 관문을 3일씩이나~~ 했다니...... ㅎㅎ 축하드려요~~ 오래 사실 기회를 알게 되어서~~ ㅎㅎ
 
피러 09.12.20. 07:35
현재까지 이상없다는 거하구 오래 사는거 하구는 다른거 아닐까요? 뭐... 벽에 똥칠하면서까지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은 없구먼유... ㅎㅎㅎ
 
 
백곰 09.12.20. 08:35
아 이친구님...똥먹는데 밥 애기를 하고 있구만 똥맛 떨어지게스리.....이 글을 읽으며 아주 어릴적 우리 어마니 내동생녀석들이 지려낸 기저귀를 펼쳐보며 그안에 짜장색깔의 배설물 냄새도 맡아 보시고 하시던 말씀..."아 참 이쁘게도 쌌네.."..그 소리가 들리는듯허네.
 
자유롭게 09.12.20. 20:09
어쩜 ~ㅎㅎ 엄마 옆에서 시중? 잘들었을껴!
 
 
김만종(청송) 09.12.20. 09:47
사전에 미리미리 검사해서 후행없이 건강 지킵시다요.ㅎㅎㅎㅎ
 
 
푸른자연 09.12.20. 15:18
주도면밀하게 건강 체크하고 사는 피러친구ㅎ...옛날에 위생 관렴두 둔하고 없이살던 초등학교때, 학교에서 채변검사 많이 했잔아....그때 애기 생각나서...시골에 한 아주머니가 자식이 그 채변 애기를 했던거야....그라냐..그러면 선상님께 드릴것두 없는데 똥이라두 많이 같다 드려야긋다.하면서 조금만 단지에다가 담가서 보자기에다가 애지중지 싸다가 드렸다는 뭐 요런애기가 있쥐..ㅎ
 
하늬바람 09.12.20. 13:42
자연아~~ 니 왜케 웃기냐!~~ ㅎㅎㅎ 그 전설 니가 지어낸거지? ㅎㅎㅎ
 
푸른자연 09.12.20. 15:19
하늬야~~ㅎ 나두 쩝에 이글 읽구 어찌나 웃끼던지..ㅎㅎ
 
자유롭게 09.12.20. 20:06
ㅎㅎ자연아!!~진짜 너 왜케 웃기냐!
 
새골 09.12.20. 20:54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웃다가 자빠지겠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러 09.12.20. 22:44
ㅎㅎㅎㅎ 에고~~ 피러 뒤집어진다~~~ 이 아줌씨 왜이케 우껴??? ㅎㅎㅎㅎㅎ
 
 
하늬바람 09.12.20. 13:42
ㅎㅎㅎㅎㅎ 옛날 생각난다! 채변못해 남의 거 살짝! 어떨때는 강아지거두 살짝! 암튼 어찌어찌해 모아지는데.. 하필 그날이 주번! 잴루 싫엇는데~~~ 결과나오는날 내것두 아닌데 이름불려 알약 한움큼 받아들고는 선생님앞에서 다 먹어야했던 그 옛날 그시절이 떠오른다!~~~ㅎㅎㅎ
 
푸른자연 09.12.20. 15:20
이그....그강아지두 해충 있었구만....케켕케켕...그래서 울었구만..ㅎ
 
 
자유롭게 09.12.20. 20:05
우히히히! 우린 네똥을 기다리는데 왜 안보내냐구~ ㅎ 건강체크는 온데간데구 ~ 3번 치루는동안 자꾸 어릴적 생각나 재미나게 참여했을거같어~
 
 
은미 09.12.20. 20:49
변색깔에 따라 건강체크 한다고 수없이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울 피런 친구는 먼 타국에 있어 그런지 건강에 민감하구나~~^*^
 
 
새골 09.12.20. 20:56
건강은 체크하면서 살아야 건강하게 살 수 있겠지 초등시절 채변봉투 생각이 나는구나 글이 참 재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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