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우리친구들 중에
지금 밥 자시면서 친구들의 아름다운 글이나
아름다운 음악을 소화제 삼을려고 여기 들어온 친구 있거덜랑
얼른 이 창 내리시우.
그런거랑은 아예 거리가 먼 얘기니까 괜히 똥고집 피다 내 원망은 하지 마시구랴...
우리 친구들 중에도 나와 같은 습관을 가진 친구가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변을 본 후에 내가 본 변을 바라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몇년두 전에 어느 의학박사님이 쓰신 글에
나이가 들수록 변을 본 후 그냥 내리지 말고
자세히 관찰하는 습관을 들이라는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변의 색은 어떤지.. 평소보다 가늘어 지진 않았는지...
묽은 변이 오래 지속되는건 아닌지... 피가 묻어나지는 않는지...
매일 매일 변을 관찰하므로써 몸의 이상유무를 미리 찾아낼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이후 그런 습관이 나도 모르게 들었는데
2년 전쯤에 변으로 부터 이상징후를 발견하고
그래 그런지 몸도 안좋은거 같아서
동네 의원을 거쳐 장장 6개월을 기다려서 전문의를 만나
대장경 검사를 하였습니다.
물론 그때 별 이상이 없어서 여지껏 죽지않고 살아는 있습니다만...
그런데 지난 여름쯤인가
무슨 암협회라는데로 부터 커다만 봉투속에 봉투, 또 그 봉투속에 봉투
또 그속에 봉투가 든 연애편지를 받았습니다.
사연인즉 내가 대장암 검사를 하고 1년이 지나서
재검사(Follow up)를 할려고 하니 같이 보낸 봉투에
3일 연속 채변을 해서 보내라는 내용입니다.
제가 사는 여기 매니토바주 참 좋지요?
대장암검사를 꽁짜로 해주는데다 나는 까마득히 잊고 있는데
지들이 알아서 재검사해주겠다고 편지까지 보내구요...
우리 어려서 채변하던 생각이 났습니다.
마당 한쪽 구석에 신문지 깔고 성냥개비로 긁어서
조그만 비닐봉지에 넣어 고무줄로 칭칭 동여 봉하고
학교에 가져다 내던 생각이요.
그런 상상을 하면서 공짜도 좋지만
그런짓을 어떻게 삼일씩이나 하나싶어서 그냥 처박어 두었는데
한달 후쯤 다시 편지가 왔어요.
우린 네똥을 애타게 기다리는데 왜 안보내느냐고...
까짓거 내똥이 그렇게 필요하다는데 못보내줄거두 없지.
이참에 검사한번 해보는 것두 나쁠거 같지는 않구.
뭔넘에 주의사항은 그리 많은지...
채변하는 동안 술을 절대로 먹지 말것.
붉은색소가 들어간 디저트류(과자나 아이스크림 등)는 먹지 말것.
적색의 쥬스를 삼갈것... 에효...
근데 참... 세상 좋아졌대요.
맘을 먹고 봉투를 여니 뭐 신문지니 성냥개비니가 하나도 필요없더라구요.
그냥 양변기 물 위에서 다 해결할 수 있도록 모든게 다 들어있더군요.
채변도 필요없구 리트머스 용지 같은데 살짝 묻히기만 하면되게 잘 되어있더군요.
하여간 그 많은 주의사항 잘 지켜 3일내리해서 보냈습니다.
그러구 몇일전 다시 편지를 받았습니다.
아무 이상없다구. ㅎ
아마도 하나님이 진리를 더 깨우쳐서 하늘나라에 오라고
기회를 주신 모양입니다.
근데요... 그넘들 참 용하지요?
채변시 주의사항 중에 똥과 오줌이 섞이지 않게
먼저 소변을 보구 물을 내린후에 순서대로 진행하라고 되있더라구요.
참나 그넘들... 내가 똥눌때 오줌도 같이 나오는지 어떻게 알았을까요??? ㅎㅎㅎ
2009.12.19. 23:19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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