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영어(English)

진승할배 2011. 8. 5. 08:53

영어는 말할 것도 없이 영국(England)의 언어입니다.
유럽의 조그마한 나라의 언어가 세계인의 언어가 되었다니 부럽기도 하고
한편 놀랍기도 합니다.

 

영어가 객지에 나와서 고생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여기도 객지인지는 몰라도 영어가 고생(?)하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저는 對 고객 파트가 아니니까 uniform을 입지도 않고 매장에 나갈일도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가끔 매장에 나가면 목에 걸려있는 카드를 보고
직원인줄 눈치챈 사람들이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한번은, 여기선 보기드물게 정장을 한 우리 또래의 서양여성이
여기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틱형 젤리 봉투를 들고 내게 뭐라고 묻습니다.
분명히 영어로 말하는 거는 같은데 제가 도저히 못 알아듣겠는거에요.
그럴때... 얼마나 자괴감(?)이 드는지 아십니까? ㅠㅠ..

 

그렇게 둘이서 한참 영어를 고생시키고 있다가 그 여자분이 마침내 이렇게 묻더군요.
'수크르흐 or 페퍼르흐?' 분명히 그렇게 들었습니다.
여러분 이말이 분명히 영어인데 무슨 뜻인지 아시겠습니까?
전 알아들었습니다.
'Sugar or Pepper?' 그러니까 이것의 맛이 '다냐(sweet) 매우냐(hot)'를 물은겁니다.
저 참 용하지요? ㅎㅎㅎ
아마도 그 여자분은 독일쪽이나 우크라이나 쪽에서 온 사람이지 싶습니다.

 

그렇게 가끔 매장에 나가보면 생긴건 영락없는 여기 사람인데
지네들끼리 하는 언어를 자세히 들어보면 별의 별 나라말이 다 있습니다.
민족별로 사람의 성대구조가 다른건지 언어의 습관에 의해
혀의 움직임이 다른건지 나라별로 영어의 발음이 제 각각이라는 겁니다.

 

처음 직장에 근무할때는 필리핀 사람들의 영어를 이해하느라 고생을 좀 했지요.
'따갈로'라는 언어를 쓰는 필리핀 사람들은 그 말에서 오는 느낌 그대로
영어발음도 좀 따가닥 따가닥 합니다.
또 영국의 영향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ㅐ'발음을 안합니다.(못하는건가?)
예를 들어 맥도널드햄버거를 막도날드... Back을 '빡'으로 발음하는 경우지요.

 

인도인들의 영어를 이해하는 것도 쉬운일은 아닙니다.
인도인들의 영어는 이렇습니다.
회사에 밤에 청소를 하시는 60이 넘은 인도인 할아버지(?) 한분이 있습니다.
이분이 청소를 하실려면 프로판가스가 필요한데 프로판가스통은 뒷문 밖
저장고에 있으니 누군가 뒷문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주로 수퍼바이저가 문을 열어주는데 가끔 수퍼바이저가 바쁘면
이 할아버지가 제게 부탁을 합니다.
저도 일이 바쁘지만 할아버지가 우두커니 날 기다릴걸 생각해서
잽싸게 뛰어가서 문을 열어드리고 일을 보시도록 도와드립니다.
그때마다 이 할아버지가 제게 '구두보이' 그러십니다.
뭔 말인지 아시지요? 'Good Boy'라는 ... ㅎㅎ
그런데요.. 놀라지 마세요. 그래뵈도 이할아버지가 자국에서는
고등학교 영어선생님이셨답니다. 그러니 할아버지가 조금이라도 영어를 하시는거지요.

암튼 영어선생님 발음이 이정도니 아시겠지요?
특히 대부분의 인도인들은 W 와 V의 발음이 잘안됩니다.
우리나라사람들 F를 ㅍ로 발음하는거와 같이...ㅎ

 

이런게 영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영어가 세계적인 언어가 되다보니 영국식 영어가 있고 미국식 영어, 호주식 영어
필리핀식 영어.. 뭐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러 필리핀으로 많이들 간다고 들었습니다.
이유야 말하나마나 비용이 싸기 때문일 터인데 저는 그런 필리핀식 영어를 배우려고
돈 써가며 필리핀으로 가는것은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차라리 그럴바엔 한국에서 한국식 영어를 배우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거지요.
한국사람이요 어딜간다고 그 특유의 마늘엑센트가 어디 가겠습니까?
차라리 순종 한국식영어가 필리핀식하고의 짬뽕 영어보다는 나을거 같다는 거지요.

 

그러거나 말거나 제가 이런 건방진(?) 얘기를 한다고
제가 영어를 잘해서 하는 소리라고는 생각지 않으시지요?
그저 하도 영어에 한이 맺혀서 하는 넉두리라는거... 다 아시지요? ㅠㅠ...

 

2009.11.05. 10:11

정수.

 
차니 09.11.05. 10:15
하여간 피러친구..객지에서 언어때문에 고생많았던것이 보이는것 같다..지금은 슬램어까지 알아듣겠지??잘 읽고 간다.
 
피러 09.11.05. 10:29
내가 언제 여기 젊은애들하고는 말(영어)하는게 더 어렵다고 아는 선배한테 푸념했더니.. 그 선배왈.. '마! 난 한국에서 한국말로 얘기해도 젊은넘들 말은 못알아듣겠더라' 하시더라.. ㅎㅎ 어디 감히 slam까지야... 그렇담 영화 번역하고 앉았게? 참 친구덕에 영화 많이본다. ㅎㅎㅎ
 
 
경아 09.11.05. 10:44
그냥 아는체하고 갑니~~~~ㅎ 일터라 읽지 못하기에,,^^
 
피러 09.11.05. 14:44
그 정성... 고맙고... 간직하리다... ㅎㅎ
 
 
보라 09.11.05. 10:48
아들넘 12월 제대후 복학하기전 어학연수 보내 달라는데 걱정 이외다...피러님 덕에 좋은 정보 잘 봅니다...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공....^.^*
 
피러 09.11.05. 14:43
근데... 보내실거유??? 본인이 원한다면 보내세요... 본인은 생각도 없는데 억지로 보내시지는 말구요. 영어보다는 넓은 세상을 봐두는거는 좋을듯 하네요. 글구... 비용은 뱅기값만 도와주시고요... 이제는 세계 어디나 우리 교포들이 많아서 work permit 없어도 얼마든지 일하면서 자기 앞가림 할 수 있을거라 생각이드네요.
 
 
불한당 09.11.05. 13:13
영어 중요하지요~ 영어는 원래 라틴계,스페니쉬,폴투기스,등등 많은 부분들이 초기 영어가 생성될때 가미가 많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재밋는 에피소드 까지 곁들인 영어의고충 ? 정말 고민되지요 , 특히 우리세대 에게는 ^^ 그러나 여기 한국에서도 제7차교육과정에 이미 실용영어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한국식영어라는것도 이젠 옛말이 되어 앞으로 중,고 영어교사는 영어로 수업을 해야하고 사설 영어학원에는 원어민 뿐만아니라,유학파 재미교포들이 E4 비자로 대거 어학원강사로 활동하고 있지요, 영어학습의 환경에 많은 변화지요? 아마도 머지않아 이곳 한국 에서도 영어사용이 일부에 국한되지않고 보편화되는때가 오지않았나 싶네요
 
 
불한당 09.11.05. 13:14
요즘젊은 친구들 영어 유창하지요. 어법에 우선해서 말하기의 유창성이 강조되고 있으닌깐 압구정,청담동에 가면 거의 분위기가 미주나 유럽풍에다 방학때 쏟아져 들어온 애들의 나누는 대화가 거의 영어로 낄낄대면서 하는걸 보면 저애들이 앞으로 10-15년 지나면 한국사회의 주류를 형성할진데 그때의 분위기를 상상해보면 우리가 문화적으로 미국의 속국이 되지않을까도 걱정 되는 부분이야~~ 아뭏튼 토플,토익인증 에 상위점수를 받았어도 영어로 질문해 보면 거의 알아듣고 간단히 답변하는 정도,즉 상황별 표현력이 체험을 톻하지않으닌깐 단조로움을 벗어나지 못하더라구요. 영어권 국가에서의 현지체험과 부디쳐서
 
 
불한당 09.11.05. 13:21
깨우쳐 지는것 이야 말로 언어의 속성상 살아있는 영어라 여겨지는점에서 피러 친구는 지금 다양한 인종 과 언어의 습관을 접할수있는 기회가 되고있는점 에서 부럽기도 하네요^^; 초면에 사설이 길어서 실례가 되지는 않았는지? 부디 건강하시고요 !! // 옛날 한국영어샘들 거의 대부분 피러>피터 라 발음했었는데 ㅎㅎㅎ You don't work too much !!
 
피러 09.11.05. 14:34
불한당 친구님... 지금 우리 나이에 다양한 인종과 언어의 습관을 접할수.... 그래봐야 뭐가 좋겠수... 그저 내조국에서 내언어로 말할 수 있는게 최고지요. 그래 내가 이 행복방 접수한거 아니겠수??? ㅎㅎㅎ 私說인지 事說인지는 모르지만...자기의 생각을 말하는거는 詐說이라도 상관없겠지요. 여기식 인사를 아는걸 보니 경험이 있어보입니다 그려... ㅎㅎ 건강하시고요..
 
 
귀염둥이 09.11.05. 13:55
불한당친구야?.....영어에 약한것 좀....그러기는 하는데...그렇다고 영어잘한다고 알아줘봐야...인간 좋다는것보다 못한것 같은데...ㅋㅋㅋ
 
피러 09.11.05. 14:23
푸하하하하하하~~~ 겸둥친구.... 찬물 확~~ 껸졌네... ㅎㅎㅎ 물론... 물론... 나도 우리 한국말 놔두고 영어쓴다는게 화가나서 쓴글이야... 글구... 불한당 친구도 그런의미에 속에 열불이 나서 쓴글일테구...ㅎㅎ 하지만 이왕 닥친 일이라면 어떤게 현명할까 판단하는것도 나쁘진 않을거 같아서리... ㅎㅎㅎ 화 푸셈... 누가 그러잖어... 웃는게 약이라고... 푸하하하하하하....
 
불한당 09.11.05. 15:44
^^둥이 좋겠봤는데... ㅎㅎㅎ
 
귀염둥이 09.11.05. 16:10
불한당친구야?....미안해....너 한테 태클건것 아니야...그냥...내가 영어를 못해서...ㅋㅋㅋ
 
 
한여름1 09.11.05. 14:10
환경이 전혀 다른곳에 사니 부딪히는 애로사항이 많이 있겠구나 친구야, 우리는 알수 없는 여러가지 상황들 본인은 어려울지라도 듣는우리는 새로운 경험이네, 열심히 사는 모습보기좋구 그리구 건강하게 지내시기를~~~
 
피러 09.11.05. 14:39
에고 깜짝이야...!! 난 우리 누나가 쓴글인줄 알았잖우... ㅎㅎㅎ 우리 누나 통화하면 언제나 하는 얘기하고 똑 같네...ㅎ 하기야 동갑네기 여친들은 누나인게여... ㅋ
 
 
하늬바람 09.11.05. 14:48
지금까지 살아오며 가장 절실히 영어가 필요햇던때가 잇엇지! 비행기는 연착에 공항이 바뀌구 미국내선이라 도체 도와줄 사람은 없구~~~ 사전찾아가며 어찌 어찌해서 연락이 닿아 뉴저지공항에서 오라버니얼굴보니 눈물이 왈칵! 그래두 나는 우리말이 좋다! 누구나 영어할 줄 암 우리말을 지킬사람두 필요할거 같은데.... 암튼 대한건아 파이팅! 피러 파이팅!!!
 
피러 09.11.05. 15:20
ㅎㅎㅎㅎ 그 심정 내 안다... ㅎㅎ 내도 첨 이민 올때 그랬다... 오라버니가 미국에 사시는군... 공항이 바뀌어 뉴저지 공항이라... 혹시 오라버니가 메릴랜드나 버지니아에 사시나??? 그려... 그러니깐 국력을 확~ 펼처서 세계어디서나 우리말을 사용하게... 그렇지??? ㅎㅎㅎ
 
하늬바람 09.11.05. 15:35
기상악화루 1시간 연착, 케네디공항에서 뉴저지공항! 내려서 울딸 하는말! 엄마 우리 미아되는줄 알앗! 아빠가 그립다! ㅋㅋㅋ
 
피러 09.11.05. 16:00
그치??? 캐네디 공항이면 워싱턴 D.C쪽이네... 내 누이도 그쪽에 사는데... ㅎ
 
 
수선화1 09.11.05. 15:15
영어는 정말힘들어 ,,,,,
 
피러 09.11.05. 15:20
경험담??? ㅎㅎ
 
 
진경 09.11.05. 16:35
언제 이민갔는데? 첨엔 고생이지...우리 남편 형제들은 모두 미국에 있어 고생끝에 낙이있다고 지금은 모두들 형편좋은 미국사람이 되어 있지만...30년 넘고 40년이 넘어가네그려 형편이 별루라도 그래도 난 한국이 좋아~ 피러친구 나도 홧팅이다!!ㅎㅎ
 
피러 09.11.06. 04:20
맞어... 나도 한국이 댓방 좋아... 그래도 워쩌... 팔자가 이런걸... ㅠㅠ..
 
 
홍싸 09.11.05. 23:00
언어란 이민인이구 유학가는 학생이든지간에 어렵고 겪어야만 하는 과정인가보다 내동생도 둘이 가있는데 처음에 넘 고생 했다드라구,,,열심히 하고 가두 겪나 보드라... 글도 어찌하리...열심히 읽고 또 해봐야지....
 
피러 09.11.06. 04:23
자기 주변에 이민간 친척있는 친구가 왜 이렇게 많은겨??? 정말 이민자들이 많긴 많은가봐...ㅎ
 
 
물망초 09.11.06. 00:17
ㅎㅎ 친구의 글을 읽으면서~~ 나두 한참 웃엇네?? 이민생활하면 첫번째 피부로 닥아오는 것은 언어장벽~! 이 가장 크지.... 때론 밖에 나가기도 겁이 날 때도 있고...... ㅎ 시간이 지나니... 이또한 숙달되더라....ㅎ 가끔 우리동네에 사는 해외이민자들 모임에 나가보면 각양각색의 피부와 각기 다른 언어~ 분명 말은 이나라말인데.... 헷갈리고.... 웃음이 나올 때도 있지만..... 어딜가나 사람살아가는 모습은 다 같은 법~!!! 사랑을 나누며 마주잡은 손길에서 서로 부족한 언어 따스함으로 채워가더라.........~~~ 피러친구야~!! 먼 땅에서 그래도 열심히 살아가는 해외동지다운 말이야...... 몸 건강 잘 지키길 바래 ㅎ
 
피러 09.11.06. 04:31
그래도 여긴 영어권이니 좀 낫지... 진짜 물망초 친구 대단혀... 남미는 스페니쉬권인데 학교때 한번도 들어본적 조차 없는 말을 쓰는 나라에 사는거... 나도 이민자지만 상상이 안갈지경이요. 친구 말대로 마주잡은 손길에서 따스함으로 채워갈려면 마음도 몸도 건강해야겠지요. 건강하시고 행복 만땅하시요. ㅎㅎ
 
 
푸른자연 09.11.06. 18:55
그동안 미루워 온 글...댓글까지 차분하게 쭈욱 읽어 보고...다양한 민족과 다양한 언어 문화와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늘 글을 쓰는 피러친구...이곳 컴에앞에 이국의 생활과 느낌들을 호기심 가득 읽어가는 독자가 될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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