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Off the road(산티아고 가는 길 영화를 보고)

진승할배 2015. 7. 12. 09:14

부모에게 자식이란 무엇일까요?

이 영화의 주인공 톰에게는 유일한 기도 제목이랍니다. 

아들이 죽고 신부님이 묻습니다. '같이 기도하시겠소?' 톰이 대답합니다. 'For what?'

그런 아들이 아버지에게 말합니다. '나 이제 공부 안할래요. 전 아버지 같이 살지 않을거에요.' 

어디서 많이 듣던 스토립니다. 그러고 보니 저 자신이 19살때 했던 말이군요. 

당연히 아버지가 묻습니다. '무얼할건데?' 

'세상을 보고싶어요.'

한술 더떠 아들은 아버지에게 충고합니다. '인생은 선택하는게 아니에요. 그저 사는거에요.' (Just you live one) 

그러나 그는 세상에 나가자마자 자기가 선택하지 않은 길을 가버립니다. 

아버지가 옳았을까요?   


여기서 왜 아버지의 직업을 의사로 설정했는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의사는 정확하고 정직하고 틀립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의 생명을 그들에게 맡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의사는 직업상 창조적이거나 도전적일 수는 없습니다. 사람의 생명을 두고 창조적이면 큰일납니다

영화에서 의사는 골프공 마저도 똑바로만 쳐야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환자를 위해서 아침 일찍 출근도 했구 환자 때문에 골프 모임에 늦어 기꺼이 맥주도 샀습니다.  

이제 영화는 그런 성실한 사람을 통해 또 다른 인생사는 법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이 영화 제목처럼 조금은 길을 벗어난(Off the road) 듯한 삐딱한 인생을 말입니다. 

생전에 그의 아들이 그토록 갈구한 여행을 통해서 말입니다.


여행이 시작되면서 영화는 이제 자식에게 부모란 무엇일까를 묻습니다.         

하는 말로 오는 순서는 있어도 가는 순서는 없다고합니다. 

부모는 선생자로 늘 자식있는 곳에 나타나 감시하고 간섭하려고합니다. (경희 처럼요. ?? ㅋ)

영화에서는 이제 아들이 선구자가 되어 

한번도 틀을 벗어나보지 못한 아버지의 여행(삶)을 감시하고 격려하고(cheers) 용기를 북돋아줍니다.


아버지의 여행은 처음부터 많은 도전들이 기다립니다. 

여행에는 세계 여러나라에서 온 다른 사람이 있고 그들은 무례하고 자기만의 방식을 고집합니다. 톰 자신 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그는 서서히 그들과 사는 법을 배워갑니다. 

톰은 여행자 요하트, 사라, 잭과 어느덧 친구가 되고 그들은 언제나 나란히 서서 화면에 나타납니다. 

심지어 오줌눌때 마저도요. 왜 그랬을까요? 감독의 의도가 엿보입니다.


그들은 마침내 나란히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여행의 끝에 도착했다고 어떤 희열이나 감동, 기념 촬영같은것도 없습니다. 

인생의 끝에는 그냥 죽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일테니까요.

신도 모르고 종교도 없고 단지 배가 들어가서 와이프가 잠자리나 거부하지 말기를 바라는 요하트는 결국 신에게 무릎을 꿇습니다. 

우리도 여행의 끝에는 우리를 살게하신 주님에게 무릎으로 기어서 다가가는 수 밖에는 없다는걸 보여주는 듯 합니다.


여행을 끝내고 천당문 앞에선 그들에게 성 제임스님이 묻습니다. '넌 왜 여행을 했니?' 

당신에게도 묻습니다. '인간아.. 넌 도체 왜 사니?'

영화에서는 아무도 쉽게 대답하지 못합니다. 왜요? 아들말대로 그냥 살아진거라 그런건 아닐까요.                      

인생은 자기의 약속대로 자기의 결심대로만  살아지는건 아니라는걸 보여주는듯 합니다.


아버지는 여행증명서에 아들의 이름을 넣습니다. 살아보니 자기의 삶이 아니었다는걸 깨달은건 아닐까요. 

아들만을 위해 아들에 의해 살아온거라는걸. 지금 그가 한 여행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그는 더 많은 여행을 할거라고 말합니다 

아들을 고향으로 데려가려던 아버지는 산티아고까지의 여행을 통해 비로서 아들을 이해하고 아들을 자유롭게 놓아줄 수 있게됩니다. 결국은 자기 자신을 놓아주는건 아닌지.

톰은 이제 베낭을 메고 또 다른 지역의 또 다른 사람들 속을 활기차게 걸어갑니다. 자기의 인생을 찾아서 말입니다.


피에쑤...

처음 산티라고 가는길이라는 이 영화 제목을 듣고 기대한건 아름다운 풍광이었습니다. 

물론 아름다운 경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인생사 처럼 그렇게 좋은 모습들만 있는게 아니란걸 보여주는 듯합니다. 

하지만 풍광보다도 아름다운 무엇을 본듯 가슴이 충만합니다. 좋은 영화 추천해준 영화, 정화에게 진심 땡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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