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Re:Elton John노래에 얽힌 내 친구 염대갈 이야기...

진승할배 2011. 8. 5. 14:29

차니친구글 읽고 몇일째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친구녀석...

도저히 이야기를 안하고는 못베기겠다.

 

수많은 친구의 별명들...

아마도 별명이 없었던 친구는 없었을 듯...

 

그러나 내게는 유일하게 별명이 없었던 친구가 있었다.

장애를 가진 사람한테 병신이라고 욕을 못하는거 처럼.

기껏해야 인수야세끼야라고 불렀던... 그게 별명이었던.

 

어릴적 장독대에서 놀다가 장독위에 떨어진 사고를 당했는데

그때 깨진 독 조가리가 한쪽 눈을 찔러 눈하나를 잃은

그렇게 장애를 가진 친구였다.

 

그나마 살만한 집안에 외동아들이라

그 옛날 개눈이라도 박아넣는 수술을 했지만

완전하지 않은 겉모습 처럼

마음 속의 상처마저 완전히 치료하지 못한 친구다.

 

천성이 착하고 겁이 아주 많은 친구였는데

부모님이나 동기 누이들에게는 참 힘들게 했던 친구다.

 

그 괴로움을 잊을려고 못하는 술을 억지로 먹을려고했던 친구

한잔 술만 먹어도 의안있는쪽 눈이 뻘겋게 충혈되서

그것 때문에 또 괴로워서 술한잔을 더할려고 했던 친구.

 

결국 그넘의 술로인해 간암으로 먼저 가버리고 말았다.

장가도 못가보고 사십대 초반에...

 

떠나기 이틀전 명륜동 병원에서

힘내라는 친구들 말에

복수로 남산같이 불러온 배로 숨을 헐떡이면서도

애잔한 미소로 답하던 녀석.

이미 자신이 갈때임을 알았음이라.

 

억지로 눈물을 참고 돌아 나오는데

그녀석 그 큰 개눈에서 흘르 나오던 눈물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인수야세끼야...

울거 없어. 그게 인생이야.........

그래도 너

거기서는 네 부모님께..

네놈 동기 누이들한테는

잘못했다고 빌어라.

 

글고...

조금만 기둘려 임아.

 

2010.01.21. 08:00

정수.

 

 

 
백곰 10.01.21. 08:19
글고....
조금만 기둘려 임마..
어째 친구도 조금있다..갈려고?....에이 뭐 벌써 갈라구 기래?..좀 더 놀다 가라요...
 
 
하늬바람 10.01.21. 18:02
조금만 기다리긴!~~ 애들 다 크려면 아직 한참 기둘려얄거 같던데.... 이곳여행 좀 더 즐기다 천천히 가시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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