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비가 온다.

진승할배 2020. 5. 22. 14:53

모처럼 온종일 비가 내렸다. 

오전에 비 오는 창밖을 무심히 내다보다가 불현듯 미루어 두었던 일이 생각이 났다.

며칠 전에 사둔 대야를 꺼내고 윈덱스를 꺼내고 창문 닦는 도구를 준비했다.

이사하고 6년 동안 한 번도 닦지 않은 침대방 바깥 창문을 청소하기에는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 제격이었다.

대야에 몇 차례 물을 퍼다가 조그만 바가지로 창문과 그 옆 벽에 물을 끼얹었다.

닦는 길에 베란다로 나가는 문도 물을 끼얹었다.

침실 창문은 베란다 안쪽에 있어서 비가 와도 젖지 않으니까 먼지가 가득했었다.

물을 끼얹고 윈덱스로 뿌리고 창문 닦는 스펀지로 문지르고 고무 브러시로 씻어 내니

정말 간단히 깨끗하게 씻을 수 있었다.

코비드가 아니었다면 언제 씻을 수 있을지 기약도 없던 일이었다.

이럴 때 코로나 바이러스한테 고맙다고 해야 하는 건지...

다시 또 비 오는 창밖을 무심히 내다본다.

모처럼 비가 많이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