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없는 년(노상방뇨2)
밤에 많이 싸돌아다니다 보니 아무래도 신사들의 노상방뇨는
흔히 보게 됩니다.
몇일전 술에 취한 20대 초반의 젊은 놈이 ATM으로 돈을 찿겠다기에
은행 앞에 내려줬더니
내리자마자 오줌을 깔기기 시작하더니 그런채로 은행 문앞까지 걸어가서
문앞에서 탈탈 털구 들어가 돈 찾아나오데요. 쩝...
우리나라 명절 귀성길에 꽉막힌 고속도로에서
숙녀들이 양산으로 가리고 갓길에서 실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어카겠습니까? 남자나 여자나 급하면 봐야지요.
저는 그동안 딱 두번 숙녀들의 노상방뇨를 목격하였습니다.
그중 한 이야기입니다.
Club이 끝나는 시간 어느 클럽 앞길에서 원주민 남녀 두명이
손을 흔들어 차를 세웁니다.
사실 여기는 그런 경우 택시가 잘 서지를 않습니다.
위험하기도 하고 택시비를 안내고 냅다 도망가는 놈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만보니 행색도 괜찮고 손에 캔맥주 한박스를 들고 있습니다.
캔맥주요? 그거이 트렁크에 실어 놓으면 좋은 인질(?)이 되거든요. ㅎ
태웠습니다. 중간에 한번 stop하고 목적지로 가자고 합니다.
여자는 21살(나중에 물어봤지요. ㅎ) 남자는 20대 후반?
유부남이 분명해 보입니다. 클럽에서 부킹이 된 모양입니다.
중간 스톱하는데는 올드타운.
남자만 내려 어느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집앞 좁은 2차선 도로 한쪽으로는 일렬주차가 되어있어서
다른차가 오면 교행이 어려울거 같은데
마침 그집에서 조금 빗긴곳에 겨우 차 한대 주차할 수
있을것 같은 빈 공간이 눈에 띱니다.
들어온 방향 그대로
주차된 차들과는 역방향으로 차 꽁지부터 집어넣어
비스듬히 대각선 주차를 하였습니다.
갑자기 뒤에 앉았던 여자 손님이 제게 묻습니다.
'어디 오줌 눌때 없을까?'
엥?? 오줌??? 글쎄...
조금 장난기가 발동했습니다.
내가 앉은 운전석 옆으로
앞차와 내차 그리고 인도 사이에 조그마한 삼각형의 공간이 있었지요.
인도쪽으로는 어른 한아름은 족히 될만한 가로수가 심어져 있었구요.
백미러로 여자를 보면서 말했습니다.
'여기 차옆이 좋겠네... 아무도 안보이고...' ㅎㅎ
'여기???' 그녀가 창문으로 내다봅니다.
그러더니 그녀석 정말로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섭니다.
그러고 나랑 비스듬히 등진채 차 꽁지 쪽을 바라보며 서서는
제게 한마디 합니다. 'Turn around!!'
그럴때 진짜 고개 돌리면 바보지요?
그녀석 어지간히도 급했던지
내가 보건 말건 허연 엉덩이를 훌러덩까고
쪼그려쏴 자세를 취하네요...
참... 내.. 그녀석 도체 날 뭘로 생각한걸까요?
아빠로 생각한겨? 할아버지로 생각한겨?
나도 아직은 창창한디....?
갑자기 시조 한수가 떠오릅디다.
"위니펙 달 밝은 밤에 택시에 혼자 앉아
쪼그만 칼 앞에 차고 깊은 번뇌하는 차에
어디서 낙수물 소리는 남의 애간장을 뒤집나니.."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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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엄마 얘기로 기분이 꿀꿀했을 친구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시길...
2009.12.10. 20:45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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