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Carry me back to Old Virginny...|
우리말로 내고향으로 날 보내주... 라고 번안된 외국 노래입니다.
울 아버지 약주 드시면 부르시던 십팔번이었지요.
내 고향으로 날 보내주~~~
오곡 백화가 만발하게 피었고~~~
종달새 높이 떠 지저귀는 곳~~~
...
거기까지만 흥얼거려도 벌써 두눈이 뜨거워집니다.
지금 살아계시면 아흔이 가까우신 울 아버지...
그래도 일찍이 홀로 고향(해주) 떠나와
남한에서 대학나오시고 신세대로 사실려던 아부지...
의대를 나온 자식도
K.S라는 경기고 서울대 나온 자식도 두셨으니
그만하면 자식 농사도 잘 지으셨습니다.
막내인 저를 빼고는 말입니다.
울 아버지 살아생전 딱 한번... 아니 딱 두번...
이 못난 자식에게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내 어릴적...
언젠가 아버지가 이 노래를 부르시다가
무슨 감정이 북 받치셨는지
딱 한번.. 정말 딱 한번
두눈에 눈물을 보이시고 노래를 중단하신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시기 바로 직전...
그 깡마른 몸에 어디에 물기가 남아있었던지
막내가 보고 있는 두눈에 두 줄기 눈물을 남기시고 떠나셨습니다.
열하나 형제에 셋째이신 울 아버지...
그렇게 좋아하시던 냉면을 드실 때 마다
늘 하시던 말씀...
열한 자식중 생일이 있는 날은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
할머니가 생일인 자식만을 몰래 깨우셨답니다.
그리고... 부엌으로 데려가 냉면을 먹이셨답니다.
오래살라고...
열한 자식을 다 멕일 그 흔한 냉면도 없었답니다.
그렇게 생일 축하를 해주셨노라고...
그런데 울 아버지는 그 할머니의 소망도 저버리고
일찍 떠나셨습니다.
그러고 보면 살아생전 냉면을 좋아하신 것은
이북에 두고 온 할머니를 그리워 함이셨던가 봅니다.
제가 냉면을 좋아하고 아부지를 그리워하듯이...
더 이상 글을 쓸수가 없습니다.
50이 넘은 당신의 막내는 아직도 이토록 눈물이 많습니다.
2009.11.12. 15:09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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