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Re: Carry me back to Old Virginny...|

진승할배 2011. 8. 5. 09:08

 

우리말로 내고향으로 날 보내주... 라고 번안된 외국 노래입니다.
울 아버지 약주 드시면 부르시던 십팔번이었지요.

 

내 고향으로 날 보내주~~~
오곡 백화가 만발하게 피었고~~~
종달새 높이 떠 지저귀는 곳~~~
...

거기까지만 흥얼거려도 벌써 두눈이 뜨거워집니다.

 

지금 살아계시면 아흔이 가까우신 울 아버지...
그래도 일찍이 홀로 고향(해주) 떠나와
남한에서 대학나오시고 신세대로 사실려던 아부지...

 

의대를 나온 자식도
K.S라는 경기고 서울대 나온 자식도 두셨으니
그만하면 자식 농사도 잘 지으셨습니다.
막내인 저를 빼고는 말입니다.

 

울 아버지 살아생전 딱 한번... 아니 딱 두번...
이 못난 자식에게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내 어릴적...
언젠가 아버지가 이 노래를 부르시다가
무슨 감정이 북 받치셨는지
딱 한번.. 정말 딱 한번
두눈에 눈물을 보이시고 노래를 중단하신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시기 바로 직전...
그 깡마른 몸에 어디에 물기가 남아있었던지
막내가 보고 있는 두눈에 두 줄기 눈물을 남기시고 떠나셨습니다.

 

열하나 형제에 셋째이신 울 아버지...
그렇게 좋아하시던 냉면을 드실 때 마다
늘 하시던 말씀...

 

열한 자식중 생일이 있는 날은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
할머니가 생일인 자식만을 몰래 깨우셨답니다.
그리고... 부엌으로 데려가 냉면을 먹이셨답니다.
오래살라고...

 

열한 자식을 다 멕일 그 흔한 냉면도 없었답니다.
그렇게 생일 축하를 해주셨노라고...

 

그런데 울 아버지는 그 할머니의 소망도 저버리고
일찍 떠나셨습니다.

 

그러고 보면 살아생전 냉면을 좋아하신 것은
이북에 두고 온 할머니를 그리워 함이셨던가 봅니다.
제가 냉면을 좋아하고 아부지를 그리워하듯이...

 

더 이상 글을 쓸수가 없습니다.
50이 넘은 당신의 막내는 아직도 이토록 눈물이 많습니다.

 

2009.11.12. 15:09

정수.

 
보라 09.11.12. 17:29
내 고향으로 날 보내주~~오곡 백화가 만발하게 피었고~~종달새 높이 떠 지저귀는 곳~~이 늙은 흑인의 고향이로다~~내 상전 위하여 땀흘려가며~~그 누런 곡식을 거둬들였네~~나 어릴때 놀던 내고향 보다 ~♬더 정다운곳 세상에 없도다~~가사가 맞나요?~ ㅠㅠ
 
 
귀염둥이 09.11.12. 17:04
보라땜시 더 눈물이 ...나도 2000년8월에 돌아가신 친정아버지 생각이 흑흑흑...
 
 
이이(권웅) 09.11.12. 18:36
피러가 오늘 고국생각이 많이 나나보고나?~ 힘내게~~파이팅!~^^*
 
 
하늬바람 09.11.12. 19:59
냉면에서 아버지루~~~ 그담은 눈물이 앞을 가려~~~ 타국에 잇으니 성묘한번 제대로 다녀올수도 없고... ㅠㅠㅠㅠ
 
피러 09.11.13. 01:17
그려... 그게 젤로 맘에 걸리지... 한국에 있을땐 내가 도맡아 관리를 했는데... 하늬님이 내대신 한번 다녀오셔... 하늬님 사시는데서 멀지도 않으니... 검단 쬐금지나 백석 천주교 공원 맞은편... 바다건너 해주가 보이는 곳... 알지??? ㅎㅎㅎ
 
하늬바람 09.11.13. 11:10
그렇구나!~ 고향을 두고 오신분들은 모두 고향 가까운곳에 잠드시길원해서 그런가? 울부모님두 금천에 모셧는데... 개성이시거든! 그래 함 다녀와주지!
 
 
물망초 09.11.12. 22:26
고향이란 말?? 떠나와 보지 않은 사람들은 못느끼지..... 그것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 늘 고향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아파하며 눈을 감으신 아버님~!! 저 세상에서는 훨훨 날아~ 그토록 그리던 곳 마음껏 구경하셨을꺼야~~ 피러야~~
 
 
홍싸 09.11.12. 22:33
그래 어디에 있어도 내고향이 그리운거지,,,이방보고 달래려무나,,,
 
 
자유롭게 09.11.12. 23:38
피러야! 울지마~응? 한국나오면 내가 냉면 배터지게 사줄께.. 잉잉~~~ 나두 아부지 보고싶다... 뼈와 가죽만 남은 아버지를 목욕시키면서 억억 삼켰던 슬픔을 난 죽어두 못잊어..
 
 
피러 09.11.13. 03:11
어~~!!?? 어제 내가 많이 취했었나보네...ㅎ 자고 일어나니... 누가 백곰친구 맛난 글에 이렇게 냉면 맛 떨어지는 소릴했데??? ㅎㅎㅎ 백곰친구 미안...
 
 
백곰 09.11.13. 18:17
그마음을 우리는 너무도 잘알고 있다우....